이세계 쪽방촌

다큐멘터리, FHD 컬러, 스테레오, 1 프로젝션 스크린, 2022

현실 공간과 가상 공간 사이의 공공성 탐구

     2016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물리적으로 거주했던 동네에는 수많은 노숙자들이 거주하는 쪽방촌이 있었다.
     높은 고층빌딩들 사이에서 마주쳤던 그 작은 동네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세상은 현실이라기보다는 게임 속 던전처럼 느껴졌다.
     작은 방들이 얽히고 설켜서 하나의 건물, 그리고 동자동이라는 동네를 만들어 내는 현상과 그 형태는, 현실보다는 심즈나 롤러코스터 타이쿤같은 게임과 더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VRchat 공간에서의 희찬과 하얀솜사탕은 여성 캐릭터이다. 그들은 매일 VRchat 세상으로 접속하며, 그 곳에서 제스처를 통해 서로를 쓰다듬는다.
"뭘 하고 있나요?" "그냥 서로에게 관심을 주는 거에요."
그들은 분명히 남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성별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시바나는 월드와 캐릭터 제작자이다. VRchat 세상에서 OBS라는 소규모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VRchat에 첫 입문단계인 나를 위해, 이곳저곳 쏘아다니며 세상 곳곳과 사람들을 소개해주었다.
"결국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이 뭔가요?" "나는 이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데요, 에셋을 불법 복제하고 유포하는 인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내가 그것에 대한 룰을 만들고 싶어요."

     Chat이라는 유저는 나를 발견하자마자 나에게 달려와서 말을 걸었다. 순식간에 나의 디스코드 아이디까지 따갔다.
"여기서 뭘하고 있었어요?" "여기 캐릭터 자세히 봐봐요. 그리고 내 안으로 들어와봐요. 내장이랑 자궁도 있어요."
나는 그들과의 대화가 흥미로웠지만 동시에 그들에게 위화감을 느꼈다. 현실 세계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인물들이었기에 대화를 매끄럽게 진행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들은 모두 다른 사람이었지만, 서로 비슷한 점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의 어떤 점과도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이세계 쪽방촌>에서 VRchat 유저들과 함께 월드를 함께 탐험하며 인터뷰를 진행하고, 게임 녹화를 편집 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자 한다. 가상공간, VRchat내에서의 하위문화와 그들의 공공성을 탐구함과 동시에, 실제 공간인 서울역 쪽방촌의 내러티브를 비교해본다. 더불어 두 서브컬쳐와 대비되는 대중적인 공공문화와도 대조해보려한다.
     <이세계 쪽방촌> 월드는 Unity를 통해 개발되었으며 VRchat을 통해 퍼블리싱되었다. 사회적, 윤리적인 문제를 담고 있는 물리적 공간을 게임 세계로 옮겨 올때, 그리고 그곳을 실제 공간에 당사자성이 없는 유저들이 플레이할 때에 삭제되는 컨텐츠들, 그리고 추가되는 요소들은 어떤 것이 있을지 관찰해본다.


이세계 쪽방촌 Test Play Recor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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